처서 지나도 꺾이지 않는 폭염, 건강 지키는 생활 수칙
절기와 달라진 계절감, 늦더위의 역습
예로부터 24절기는 농사와 생활의 길잡이가 되어왔습니다. 특히 ‘처서(處暑)’는 무더위가 물러나고 선선한 가을 기운이 시작되는 시기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처서가 지나도 낮 기온이 33~35℃까지 치솟는 폭염을 자주 경험하고 있습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지구 온난화와 도시 열섬 현상 등으로 설명합니다.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여름철 더위가 길어지고, 도시의 아스팔트와 건물은 열을 가두어 밤에도 식지 않게 만듭니다. 결국 “처서 이후 시원해진다”는 옛말은 과거의 계절 감각으로만 남고, 우리는 ‘늦더위’라는 새로운 일상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폭염이 가져오는 건강 위협
(1) 체온 조절 이상
폭염은 우리 몸의 체온 조절 기능을 무력화시킵니다. 땀을 많이 흘려도 증발이 원활하지 않으면 열이 축적되어 체온이 40℃ 가까이 오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두통, 어지럼증, 피로감, 심할 경우 의식 저하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2) 온열질환
열사병: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발생하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형태입니다.
일사병: 햇볕에 직접 노출될 때 발생하며, 두통·구토·탈수 증상이 나타납니다.
열탈진: 과도한 땀으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면서 극심한 무력감과 근육 경련이 생깁니다.
(3) 만성질환자 위험 증폭
심장병, 당뇨, 고혈압 환자는 폭염 시 증상이 악화되기 쉽습니다. 땀 배출과 수분 부족이 혈액 점도를 높이고, 심혈관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입니다.
늦더위 속 건강 지키는 생활 수칙
늦더위 속 건강 지키는 생활 수칙
✅ 1) 물은 ‘조금씩, 자주’
폭염에는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체내 수분이 빠르게 소실됩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기보다 200ml 정도씩 자주 섭취하세요.
또한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는 이온 음료를 함께 섭취하면 땀으로 손실된 나트륨·칼륨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 2) 식사 관리
무거운 기름진 음식보다는 가벼운 단백질(두부, 생선, 계란)을 챙기세요.
수박, 배, 참외 같은 제철 과일은 수분과 비타민 공급에 효과적입니다.
땀으로 나트륨을 많이 배출하는 만큼, 국물이나 김치 등 적당한 염분 섭취도 필요합니다.
✅ 3) 실내 온도 조절
에어컨은 26~27℃로 유지하고, 선풍기와 함께 사용하면 효율적입니다.
직사광선을 차단하기 위해 블라인드·암막커튼을 활용하세요.
아침과 저녁에는 창문을 열어 환기해, 실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 4) 외출 시 주의
오전 10시~오후 4시는 외출을 가급적 피하세요.
부득이한 경우 모자·양산을 챙기고, 통풍 잘 되는 옷을 입으세요.
자동차 실내 온도는 10분 만에도 50℃ 이상 올라갑니다. 아이나 반려동물을 절대 방치하지 마세요.
✅ 5) 수면 습관 관리
열대야로 인한 불면을 줄이려면 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세요.
냉방기를 밤새 켜놓기보다 취침 타이머를 활용하세요.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해야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폭염에 취약한 계층별 대처법
👶 영유아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하므로 30분마다 상태를 확인하세요.
분유·이유식을 조리할 때 상온 보관은 피하고, 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 노인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므로 스스로 “시간을 정해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선풍기 바람을 장시간 직접 쐬면 저체온증 위험이 있으므로 환기와 냉방을 병행하세요.
🏥 만성질환자
땀을 과도하게 흘리면 혈압 변동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무리한 야외활동은 피하세요.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의사와 상담해 폭염 기간 조절 방안을 확인하세요.
폭염 대비 실생활 꿀팁
🌿 옷차림
통풍이 잘 되는 린넨, 면 소재의 옷을 선택하세요.
검은색 계열보다는 밝은색을 입으면 햇빛 흡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 피부 관리
자외선 지수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SPF 30 이상 선크림을 사용하세요.
땀으로 자극받은 피부는 샤워 후 보습제를 꼼꼼히 발라야 합니다.
🌿 집안 관리
전기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콘센트 과부하와 화재를 주의하세요.
냉방기 필터 청소를 주기적으로 하여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세요.
사회적 대응과 제도
정부와 지자체는 매년 여름 폭염 대책본부를 운영하며,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규정해 관리합니다.
무더위 쉼터: 주민센터, 도서관, 복지관 등이 시민에게 개방됩니다.
재난 문자 발송: 폭염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휴대폰으로 즉시 안내가 옵니다.
농·어민 지원: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나 어업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정책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시민 개개인은 가족·이웃 돌봄을 통해 독거노인, 취약계층을 함께 보호하는 공동체적 역할이 필요합니다.
늦더위를 건강하게 이겨내는 마음가짐
폭염은 단순히 기온 상승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방식과 건강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올바른 생활 습관과 작은 실천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물을 생활화한다 – 갈증 느끼기 전부터 조금씩 마시기
덥다고 무조건 냉방기만 의존하지 않는다 – 적절한 환기와 수면 습관 유지
서로 돌본다 – 가족, 이웃의 건강 상태를 챙기는 마음이 폭염 극복의 힘이 됩니다.
맺음말
“처서가 지나면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늦더위와 폭염은 일상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후 변화로 더 잦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개인의 작은 준비와 생활 속 실천, 그리고 사회적 안전망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폭염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더위는 언제나 지나갑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건너는 지혜는 오롯이 우리의 몫입니다.

